어린시절 부모님이 집에 안계시면 집안 불을 다 켜두는 습관이 있었다. 불을 끄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어두운 집에 있는 것이 무서웠다. 퇴근하신 아버지가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안쓰는 불은 꺼두라며 방마다 켜진 조명을 끄는 일이었다.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밝은 국가다. 전국민이 어린아이처럼 불끄는 법을 잊어버린 듯하다. 자영업의 발전과 우수한 치안으로 인해 소위 밤문화로 대표되는 야간 유동인구가 만들어졌고 밤에도 안전과 치안을 위해 불을 켜두는 나라가 됐다그렇지 않아도 밝은 이 나라를 더욱 밝게 만든 것은 LED조명의 발전이다. LED조명은 형광등 대비 훨씬 밝으면서 월등히 적은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이용자가 전기요금을 생각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조명을 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LED조명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하지만 긍정적일 것만 같았던 조명의 발전은 빛공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밝은 빛으로 인해 낮과 밤의 경계가 모호해진 생태계는 개체수 감소 및 식물 웃자람 등을 겪고 있고 사람은 불면증과 생체 시계 이상을 겪고 있다.조명 학계에서는 조금씩 빛 공해에 대한 피해가 연구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빛으로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이 2월 임시회 내에 통과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이는 지난달 말 몇 달에 걸친 난항 끝에 성사된 공청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당시 공청회엔 여당과 야당이 추천한 인사 4명이 참석해 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진술했다. 희망적인 부분은 진술인과 여야 의원 모두 특별법의 필요성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했다는 점이다. 평소 원자력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치 않은 인사들도 고준위 방폐장과 이를 위한 특별법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건 의미가 적지 않다.일부 쟁점에 이견은 있었지만 큰 틀에서 법안 심사에 물을 끼얹는 수준은 아니었다. 유의미하게 의견을 달리하는 대목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위원회의 법적 형태였다. 이날 진술인은 대체로 독립적인 중앙행정기관 형태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위를 둘 것을 제언했다. 적어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비슷한 수준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두 차례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에서도 중앙행정기관 형태의 관리위 신설을 권고하기도 했다.반면 정부는 당장 이 같은 형태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위 출범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번 정부의 공공기관 슬림화 기조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신설에 어려움이 있다는
정권이 바뀌면서 건설산업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 개혁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건설노조를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는 동시에 관련 대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윤 대통령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가장 먼저, 노동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신년사는 그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국가 정책들을 보여준다. 그러한 자리에서 노동 개혁을 최우선으로 언급한 셈이다.여기서 말하는 노동 개혁은 사실상 건설 분야 노동조합의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건설노조의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고치겠다고 공약으로 내세워 왔다.건설노조는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세를 불려왔다. 진보 정권으로 분류된 지난 정권은 노조에 우호적이었다는 게 건설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운영방식이 법에 저촉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공권력이 수사 등 적극적인 개입에 소극적이었다고 성토한다. 건설현장 영업방해, 채용 강요 및
다음은 무엇에 대한 설명일까. 이것은 전기차 여러 대가 충전기를 동시에 사용할 때 로드밸런싱(Load Balancing) 기능을 통해 전력 부하를 분산해 전체 출력이 계약 전력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다.보통 7kW 전력 용량에 완속충전기 1대를 설치하지만 이 충전 시스템은 7kW 용량으로 3~5대까지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일반 완속충전기보다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보통 완속 충전을 저녁 퇴근 후부터 다음 날 아침 출근 전까지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직장인 충전 패턴에 알맞은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기도 하다.이 같은 특징은 계약 전력 용량 증가가 어려운 기축 건물에 설치가 용이해 충전 사각지대 해소에 효과적이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배전 용량 증설 비용이 너무 비싸 현재도 전기차 충전기 공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15년 이상 된 건물이 전체 건물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답은 바로 스마트 충전이다. 또는 전력분배형 충전이다. 다채널 충전이나 부하분산형 충전이기도 하다. 왜 이렇게 이름이 많냐면 정부 부처와 기관에서 서로 다르게 부르고 있기 때문
‘사막의 기적’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칭하는 수식어로 통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6박8일에 걸친 새해 첫 순방에서 UAE의 37조원에 달하는 투자 확약이 이뤄지면서 그간 한전 및 팀코리아가 빚어낸 바라카 원전 수주 및 완공의 결실이 돋보이고 있다.한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 수출사업인 UAE 원전 사업을 수주한 주역이다.지난 10년간 UAE 원전의 성공적 건설을 통해 UAE 원자력공사(ENEC)와 파트너십을 굳건히 다져왔으며, 양국간 관계를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앞서 지난 정부 탈원전 분위기 속에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음에도 추가동력을 얻지 못하고 결국 실패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하지만 이번 윤 대통령 UAE 순방을 통해 탈원전 폐기와 함께 해외 원전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한전은 지난 15일 ENEC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안보를 위한 원자력의 확대와 넷 제로(Net Zero)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UAE 원전 사업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원자력에너지 전반의 협력을 확대키로 한 것이다. 양사는 원전 프로그램 확장 및 제3국 원전 시장 공동진출 등 원자
유럽연합(EU)이 올 10월 시범 시행 이후 2026년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CBAM) 도입을 확정 지으면서 우리 기업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CBAM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비교적 낮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제품을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시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일종의 ‘탄소 관세’ 개념으로, 미국이 지난해 도입한 인플레이션방지법(IRA)과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적용 대상 품목은 철강·알루미늄·비료·시멘트·전력·수소로, 지난해 초안에 수소가 추가됐다. 올 10월 시작되는 전환 기간 때부터 배출량 보고 의무가 생기며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2026년 1월부터는 CBAM 인증서 구매 의무가 발생한다.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직접 배출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 구매한 열과 전기를 쓸 때 생기는 탄소 배출, 다시 말해 간접 배출도 배출 범위에 포함된다.EU는 한국의 세번째 수출시장으로 2019~2021년 수소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5개 품목의 유럽연합 대상 수출액은 연평균 약 30억달러였다.향후 EU가 유기화학물질, 플라스틱 등으로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규제는 심
국내 전력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다. 발전소를 추가로 짓더라도 송전망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서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당장 오는 3월부터 강릉안인 화력발전소 2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강릉안인 2호기의 투입이 인근 발전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HVDC가 제대로 된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남는다. 업계에 따르면 직류(DC) 전원인 HVDC 설비가 제대로 가동하려면 일정 규모의 교류(AC) 전원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강원지역에 건설을 추진 중인 HVDC도 345kV 송전망이 연계되지 않으면 사실상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 같은 이유에서 시작됐다.강원 지역에 모여있는 수 많은 풍력설비까지 합쳐지면 올해는 도내 발전설비의 수난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대규모 출력제어 폭탄이 언제든 터질 준비를 마치고 있다.계통부족에 대한 문제는 이미 오래된 이슈다. 그렇게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 계통 문제가 지적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수년이 지났음에도 정부는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형국이다.정부는 계통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한전과 전력산업계에 이 문제를 떠넘기
성경을 보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구절이 나온다. 새 일을 시작함에 있어 과거의 낡은 것들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방식으로 접근하라는 의미로 쓰이는 이 구절은 흔히 새롭게 결심하고 일을 시작한 이들이나 정권교체 등의 시기에 자주 사용된다.사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옛 이스라엘에서는 포도주를 담글 때 양이나 염소의 가죽으로 만든 부대에 담았다.하지만 낡은 부대에 새 포도주를 오래 담아두면 발효되는 과정에서 부대가 터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새 포도주를 새로운 부대에 담는 것은 당시엔 ‘당연한’ 일이었다.이번에 오송으로 새 터를 잡은 전기공사협회의 모습은 성경 속 구절과 꽤나 닮아있는 모습이다.우선 새 포도주를 담을 새 부대는 마련됐다. 협회는 지난 2021년 말 교육동과 생활관 공사를 마무리한데 이어 지난해 12월 14일 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오송 본관의 준공 승인을 받았다. 협회의 새로운 백년을 위한 터전이 갖춰진 것이다.이제 남은 것은 새 술이다.40년 남짓한 서울 등촌동 시대를 마감하고 오송 새 사옥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 전기공사협회는 오는 2월 9일 협회 중앙회 및 시·도회장 선거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가 4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겪으면서 반도체 겨울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체가 적자로 돌아서는 일이 14년 만에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일각에서는 감산 여부에 따라 하반기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지만, 반도체 업황의 우울감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1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낸드플래시 가격은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2위인 SK하이닉스, 3위인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혹독한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이런 상황에서 국가별로 반도체 패권 잡기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규모에 상관없이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 세액공제를 해주고, 반도체 산업에 약 520억달러를 지원한다. 이 같은 조건으로 TSMC, 마이크론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미국 반도체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미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을 꾀하고 있다. 10일 미국·멕시코·캐나다는 멕시코시티에서 북미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반도체 산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국내 에너지 산업을 위태롭게 흔들고 있다.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 전략을 꺼내 들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 라인이 궤도에서 벗어났기 때문인다. 소위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로 불리는 국내에서 에너지 산업의 피해는 더욱 누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같은 에너지 위기에서 조명을 받는 산업이 바로 ‘LED조명’이다. 조명은 국가 총 에너지사용량의 20%를 사용하는 만큼 에너지 수요관리의 최전선에 있는 품목이다.이에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은 그동안 ‘고효율’이라는 확고한 정책 기조를 수립하고 조명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국내 조명 산업은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빠르고 모범적으로 백열전구-형광램프-LED조명으로 발전한 사례로 꼽힌다.LED조명은 백열전구 대비 80% 이상, 형광램프 대비 50% 이상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LED조명의 보급은 곧 조명 에너지 절약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LED조명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주도한 정부에서 조명을 통한 에너지 절약 효과에 거는 기대가 컸다고 볼 수 있다.눈여겨 봐야 할 것은 LED조명의 효율등급제(에너지 소비효율 등급표시제도) 도입이다. 에너지공
“텄다.”복잡한 인허가 과정의 해결책으로 기대받는 풍력발전보급촉진특별법의 국회 통과 여부를 지난해 풍력업계에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이다.“올해는 됩니다.”반면 영농형 태양광 업계는 사업의 근거를 마련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통과될 거라고 지난해 굳게 믿었다.2022년이 지나고 나서 보니 희망을 버린 풍력업계는 실망하지 않았고, 영농형 태양광 업계는 낙담했다. 그러나 두 업계는 올해야말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취재현장에서 바라보는 재생에너지 업계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내로라하는 글로벌 풍력기업들이 국내 사업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업계에는 점점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새롭게 사업을 뛰어들게 할 매력 또한 없다고 말한다.이러한 가운데 미국, 유럽 등에서 경쟁적으로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을 늘리고 심지어는 후발주자인 대만보다 풍력발전이 쳐졌다는 평가를 들을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1978년 7월 20일, 우리나라의 첫 원자력 발전인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준공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태양력, 조력, 국력 등 새로운 자원을 연구 개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이미 45년 전에 국가의 수장이 태양광과 조
“매년 올해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번만큼 힘든 시기는 없었네요”“시간이 지날수록 얻는 것은 손해요, 잃는 것은 희망 같습니다”2023년 전기산업계의 이슈는 무엇일까. 고유가, 탄소중립, 한전 대규모 적자 등 다양한 현안이 업계 이슈로 꼽히지만 주목받는 건 역시나 ‘경영 위기’다.최근 취재 차 전력기기 업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그나마 괜찮다는 수도권 공장 단지조차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멈췄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에 발주가 줄어 일거리가 사라진 것이다.이런 상황에 인건비용과 자재비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살아남기 위한 업체 간 경쟁만 심화되고 있다. 특정 품목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산업계 전반적인 이야기다.고사 직전이라 외쳤던 ‘앓는 소리’가 이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실제로 몇몇 업체는 사업을 포기하고 업계를 떠났고 자주 사용하는 명함 앱의 ‘직장 변경’ 업데이트 소식은 주기적으로 울린다. 기업이 사라졌다.매출 감소와 별개로 기업 투자 비용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전력기기 친환경 정책 때문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높은 전력 기자재를 교체하는 것이다.하지만
찬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면서 겨울이 온 것이 실감나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예년보다 더 강한 한파가 찾아오면서 온종일 한파주의보, 한파경보가 내리고 있다. 그런데 날씨만 추운 것이 아니다. 경제계에도 한파주의보가 내렸다.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신용도를 전망했는데 신용도 상승 예상 기업보다 하락 예상기업이 훨씬 더 많다. 건설업도 하방압력을 받는 종목 중 하나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이미 덩치를 불문하고 1군 건설사부터 중소건설사들까지 많은 건설사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도가 나는 기업들도 있다. 그런데 종합건설사들이 이 정도이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기공사업체들의 사정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지역 회사 100개 중 30개 이상 업체가 도산 위기”라는 한 업체 대표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이 이야기도 늦가을에 들린 이야기니 지금은 상황이 더 심각해졌을 수도 있다.더 큰 문제는 지금이 경기 악화의 절정기가 아니라 초입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사태는 미국발 달러 금리 인상이 촉발했는데 달러 강세는 아직 그칠 줄 모르고 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내년에는 환경부에서 진행하는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이 많이 바뀐다. 지원 기종이 추가되고 지원 단가가 내려가는 변화도 있지만 특히 신청 방식이 크게 개선됐다. 기존 사업자 대행 신청 방식에서 설치 희망자의 직접 신청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다수 사업자가 요청했고 이에 따라 환경부 개정했다.직접 신청 방식으로 바뀐 이유는 충전 사이트 확보 경쟁으로 인한 심각한 영업비 상승 때문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구역을 확보하기 위해 충전 사업자가 영업사에 높은 비용을 지불한 일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보조금이 점점 줄고 영업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충전 구축 비용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올해만 해도 7kW 완속충전기 1기 구축하면 160만원을 지원받는 데 영업비가 50~60만원, 2년이 지나 타 업체와 계약이 만기 된 사이트를 빼앗아 오면 100만원 이상 지불하니 충전 사이트 질은 떨어지고 영업업체만 배를 불리는 구조가 된 것이다.이에 환경부가 서울시 시행 방식을 조금 수정해 ‘설치 희망자가 원하는 충전 사업자를 직접 선정 및 신청하는 방식’으로 확 바꿨다. 고객이 직접 신청하면 사전 영업, 영업비 상승 과열, 입대위 관련 리
한국전력이 2023년 R&D 마스터플랜 방향으로 ‘탄소중립’과 ‘디지털변환 및 안전·환경’ 투트랙으로 잡았다.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저탄소 사회 구현을 통해 미래 전력산업을 선도하고, 건실한 재무구조 확립과 안전·환경 등 공익가치를 실현한다는 골자다.이같은 내용의 R&D 마스터플랜은 앞서 지난 11월 BIXPO2022에서 발표된 바 있다.탄소중립 기술개발 전략으로는 에너지효율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연료전환, 지능형 그리드 구축 등 4대분야 핵심기술 상용화에 나선다.분산시스템과 고효율 송전으로 에너지 손실을 저감하고, 석탄·가스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한다는 전략인데, 그간 이뤄진 기술개발과 역량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효율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이와 함께 디지털변환 및 안전·환경 개선 기술개발 전략으로는 전력산업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 발전·송변전·배전시스템에 D.N.A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시스템을 구현하고, 안전사고와 대규모 재난 예방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아울러 눈에 띄는 것은 한전이 연대와 협력, 공유와 협업을 내세워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실현에 앞장선다는 것이다.이른바 개방형 혁
체감 기온이 영하 20도에 달하는 최강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력수요 역시 역대 동절기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지난 19일 최대전력(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은 9만1710㎿로 역대 동절기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일 기록한 기존 최고치(9만708㎿)보다도 1002㎿나 높다. 21일에는 이보다 더 높은 9250㎿이라는 최대전력을 기록하며 연일 최대수요를 경신했다.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겨울철 최대전력수요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추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겨울철 기록이 아닌 역대 최대 전력수요 기록도 다시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능력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이 전력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예단하긴 이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 에너지공급 위기가 진행 중인 만큼 국내에서도 에너지 수급 위기는 당장 현실화 할 수 있다.이처럼 전력수급 문제가 현실화 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의식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정치적 결정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억누른 탓에 전기 소비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캐나다, 미국에 이어 세계 3
올해 상반기 스마트홈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CSA의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연동 표준인 '매터 1.0' 발표였다. 매터는 스마트홈 플랫폼 사업자와 디바이스 사업자 간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며 스마트홈 생태계를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그러나 매터는 플랫폼 사들이 주도한 표준으로 정작 스마트홈을 구성할 가전회사들과의 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매터 1.0에는 TV 외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들과의 클러스터가 포함되지 않았다. 조명, 콘센트, 도어락 등 소형 가전들의 호환 표준이 우선 공개됐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시금 고개를 드는 의문은 ‘과연 매터가 스마트홈 생태계를 이끌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OCF표준을 비롯해 스마트홈을 구성하기 위한 다양한 표준들이 있었으나 사실상 실패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이에 가전사들이 주도해서 만든 HCA도 되레 힘을 받는다. 가전사들이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HCA는 삼성전자, LG 등 굵직한 디바이스 업체들이 모여 있어 외관상 스마트홈 생태계를 주도하기에 더욱 적합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기존 매터가 등장할 때 기대받았던 대형 플랫폼사들과 소형 가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16강 진출만큼이나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인공지능(AI) 심판이다. 오프사이드 판정에 처음으로 AI 심판을 도입한 대회이기 때문이다.AI 기술은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질병을 미리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상당 부분에서 발전된 의료 분야에서부터 반도체,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 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파고들어 그야말로 AI시대를 열었다.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7년 4070억달러(약 56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그러나 커진 규모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AI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 상실, 보안, 차별 문제 등으로 인간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고, 딥페이크와 같은 합성 기술은 각종 범죄를 사회에 양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AI 개발과 동시에 규제 논의도 활발하다. 중국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워터마크가 없는 생성형 AI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을 금지한다. 생성형 AI는 쉽게 말해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이다.꼭 범죄나 악용에 따른 규제뿐만 아니라 AI는 존재 자체만으로 위협과 공포감을 주기도 한다. 전 세계인에
‘소거법(elimination method)’은 원래 수학 용어로 ‘둘 이상의 미지수를 가진 방정식에서 특정한 미지수를 없애 연립 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의미한다.‘수포자’에게는 어려운 설명이지만 누구나 객관식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오답이라 확신이 드는 선택지를 지우며 정답 후보를 줄였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또한 소거법이다.‘탄소중립’과 ‘RE100’은 현재 우리나라와 경제가 풀어야 하는 문제다.선택지로는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원자력 발전, 수소연료전지 등이 거론된다.현 정부와 여당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답은 원전이다.시각과 관점에 따라 원전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전부를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개념으로 재생에너지에 원전, 수소연료전지,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기술)까지 활용하는 ‘CF100(Carbon Free 100%)’처럼 관점에 따라 ‘탄소중립’이라고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자는 RE100과 CF100의 교집합은 그리 많지 않다. 탄소중립과 RE100이라는 문제를 2050년까지 풀어야 하는데 원전과 수소연료전지가 정답에서 먼 이유다.태양광 발전은 어떨까
우리는 카오스(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다.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재생에너지가 2025년까지 최대의 발전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국내 언론은 해당 보고서를 바탕으로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알렸다.IEA는 신재생에너지가 앞으로 5년 간 신규 에너지원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그동안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하던 유럽이 탈출구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기자가 의아한 점은 유럽이 보이는 두 가지 얼굴 때문이다.재생에너지 확대의 주요 무대인 유럽은 최근 또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유럽은 당장 올 겨울을 앞두고 비축시설에 천연가스를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덕에 전 세계 가스가격이 급등했고, 한국도 지나치게 오른 SMP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다.유럽은 화석연료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당장 에너지 전문가들이 가스를 잔뜩 비축한 뒤 겨울을 보낸 유럽이 다시금 저장시설을 채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한국이 재생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며 가장 많이 참고하고 있는 독일을 보자. 독일은 저렴한 러시아산 천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