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실무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
고준위방폐물 R&D 로드맵 참여

방폐물 사업 단발성, 확장성 적어
업계, 정부 R&D에 적극 참여해야

윤형준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은 어릴 때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가는 반골 기질이 있었다고 했다. 특이하다고 생각해 진학한 원자력공학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4학년 과대표를 하면서 취업 문제로 전공을 포기하고 싶었는데 갓 부임한 젊은 교수가 "본인과 함께 아직 한국에서 미개척 분야인 방사성폐기물관리를 공부하면 장담하건대 너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한마디에 설득돼 그 교수의 실험실에서 공부하게 됐다. 방사성폐기물학의 첫 세대인 그 교수는 지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됐고 윤 부회장은 첫 제자다. 당시에는 비전이 없는 분야로 생각했지만, 지도교수의 큰 형님 같은 화끈한 성격에 매료돼 열심히 연구했고 한국전력기술에 입사하고는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설계와 사용후핵연료 관련 사업을 수행하면서 계속 한길만 걸었다.

▶한국전력기술에서 수행했던 주요 업무는.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 확장 사업을 고리3, 4호기, 한빛1, 2, 3, 4호기, 한울1, 2, 3, 4호기를 수행하면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알게 됐다. 이후 2009년 방사성폐기물 전담관리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창립되고 1단계 동굴형 처분시설(10만 드럼 처분)과 2단계 표층처분시설(12만5000 드럼 처분)을 거쳐 3단계 매립형 처분시설(26만 드럼 처분)의 종합설계 사업까지 한전기술에서 수주하면서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을 전담하게 됐다."

▶윤 부회장이 설계에 관여한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현황은.

"동일 부지(경주)에 3가지 처분방식(동굴·표층·매립)의 중·저준위와 극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건설·운영되는 경우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방식으로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적 특이성이 반영된 복합처분시설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1단계 동굴 처분시설은 안전 운영 중이며 2단계 표층처분시설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최종 인허가 승인 후 건설 중이고 3단계 매립형 처분시설은 설계 중이다. 이처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의 처분은 원자력환경공단의 관리하에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최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R&D 로드맵 수립에 참여했다. 로드맵의 중요성을 설명하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시작과 함께 전문위원으로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 로드맵을 수립하는 데 일조했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R&D 로드맵 전문가그룹에 소속돼 R&D 전략수립을 자문하고 있다. R&D 결과물은 설계와 제작을 거쳐 사업화로 진행돼야 한다는 기본명제를 가지고 시작했고, 단기 사업화가 가능한 R&D 품목과 중·장기 핵심 R&D 품목을 선정해 안전한 저장·처분을 위한 기술개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학부 때부터 원자력을 전공했고 산업계에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력 산업계 현황을 어떻게 보는지.

"원자력 산업계에 2022년은 큰 이정표가 된 시점이다. 특히 방사성폐기물관리와 연계된 산업계는 고사 일보 직전에서 회생할 기회가 주어지는 시기가 됐다. 하지만 방사성폐기물 관련 사업은 대표적인 단발성 사업으로 사업 확장성이 적고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소규모 중소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산업생태계 측면에서 기업이 자생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그래서 산업체는 정부의 R&D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그 지원을 받아 설비투자 및 제작을 수행해야 한다."

▶국내 경수로 원전에는 아직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이 없고 계속 논의 중이다.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 시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은 1992년 60기의 사일로 설치를 시작으로 맥스터까지 월성원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부지 내 저장 안전성이 입증된 시설이다. 월성원전은 국내에 4개 호기(월성 1, 2, 3, 4호기)가 운영되고 있지만 저장 완충기능을 담당할 신규원전이 없어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이 없다면 저장포화로 인해 운영이 중지될 것이다. 반면에 경수로 원전은 호기간 이송을 통해 신규원전이 저장 완충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월성원전보다는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이 늦어지고 있지만 저장포화 시기가 코앞에 다다른 실정이다. 특히 고리원전의 경우에는 고리1호기의 해체를 위해 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서 사용후핵연료가 인출돼야 해체를 시작할 수 있어 부지 내 저장시설의 건설이 급박한 상황이다."

▶부산·울산이 원자력 및 원전해체를 중점산업으로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에 선정됐다. 어떻게 전망하는지.

"한빛원전을 제외한 모든 원전이 영남에 있어 원자력 및 원전해체 산업은 지역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전망은 밝다. 중요한 것은 사업 발굴과 전문인력 양성이며 지역 대학과 산업체 유치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원자력 산업은 선행핵주기인 원자력발전사업이 선도했고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후행핵주기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저장과 처분기술도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He is...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대학·대학원 졸업 ▲(현) IAEA 파키스탄 CANDU 중간저장시설 자문위원 ▲(현)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전문가 검토그룹 전문위원 ▲(현) 한국형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설계기술 공동연구개발책임자 ▲(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사업부책임자 ▲(현)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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